Easy life, Simple life.
죽기 직전에 자녀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인생은 고달프다. 그것을 인정하라' 이다.
40살까지 쉽게 살려고 노력했었다.
쉽게 살려고 노력했던 것은 나의 본능이기보다는 외부의 주입때문이었다.
'쉽게써야 많이 팔립니다'
'쉽게 한문장으로 설명할 수 없어요?'
'디지털 초 울트라 메카닉 장비라도 사용법이 쉬워야만 소비자가 선택합니다'
'대본이 너무 심각해, 쉽게 쓰라고, TV드라마는 중학생이 이해하는 수준으로 만들어야 돼'
'어이, 3살된 우리아이도 따라 부를 수 있는 작사를 하라고. 서사시 쓰지 마'
언제 부터였을까? 나의 업인 경영경제 분야를 비롯한 인문사회까지
모두 '쉽게'써야 읽히는 시대가 왔다.
심오한 주제일지라도 우화로 만들고, 그림책처럼 과도한 삽화를 집어넣고,
구어체로 농담하듯이 써야만 독자와 친해지는 시대가 되었다.
흔히 말하는 베스트셀러 상품의 컨셉은 '쉽다'라는 것이다.
여기서 어감상 차이가 있지만 차원이 다른 두개의 단어가 있는데,
쉬운 것 Easy 과 분명/간단한 것 Simple이다.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통해서 F=ma, 빛과 공간을 살펴보면서 E=MC²이라는
공식을 만들어내는것은 Easy한것이 아니라 Simple한 것이다.
사람의 삶도 Simple하면 좋다.
문제는 너무 쉽게 살아가려고 한다는 것이다.
쉽게 사랑하고, 쉽게 결혼하고, 쉽게 이혼하고, 쉽게 부모가 되려하고,
쉽게 아이를 키우려고하고, 쉽게 성공하려하고, 쉽게 살을 빼려하고, 쉽게 즐거움을 얻고자
향정신성의약품에 손을댄다. 결국 편법을 쓰고 그 편법때문에 주변사람들이 어려워진다.
인생의 성공을 위한 길은 고달픈 오르막길이다.
그러므로 속도에서 신기록을 세우려하지 말아야한다.
지름길을 찾아서 빨리 가려할것이 아니라 제대로 올라가는 법을 배워야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책은 인생의 지도와 나침반같은
철학책이 아니라개인처세술에 관한 손에 꽉잡히는 내비게이션같은 지름길 안내책자이다.
시종일관 컨셉은 하나다. 쉽게 성공하는 법이다.
인생은 고달프다라는 것을 인정할때
인생은 쉬워지는것이 아니라 단순해진다.
더이상 쉬운 지름길을 찾으려 하지 않을때
우리는 원래의 길을 볼수 있기 때문이다.
본능대로 살아가는 인생은 이미 1만년전에 끝났다.
지금은 살아가는 기술(지혜라고 쓰고 싶었지만)이필요하다.
유치원때 배운 지식으로 살아가는것 말고 죽기직전에 깨닫게 되는 지혜로 살아가야한다.
그것을 얻기위해 노력해야하고, 고민해야하고 그리고 진리에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
마지막으로 죽기 직전에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한마디 더 할 수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인생은 고달프지만 그것을 인정하고 배우려할 때 비로서 쉬워Simple 진다.'
오스티엄 편집장
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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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읽고 가슴깊이 와 닿아, 프린트까지 해 두었던 글.
대충 되는대로 넘어가려는 내 모습이 보일때마다 다시 읽으면서
용기를 내 본다.
